※ ※ ※ 우리 왕자님의 무궁한 건강을 위하여! 위하여! 파티의 참석자 중 눈에 띄기 좋아하는 배불뚝이 귀족 하나가 높이 샴페인 잔을 들어 올리자 파티의 다른 참석자들도 그에 어울려 건배를 외쳤다. 이윽고 박수 소리가 쏟아지고 모두가 음료를 삼키는 침묵의 시간이 오나 싶더니, 불러다 놓은 악단의 웅장한 현악 연주가 울려 퍼졌다. 파티의 주최자인 그레이스는 ...
※ ※ ※ 구십사 번째 밤 이후로 며칠이 더 지나 구십칠 번째의 해가 떴지만, 연말과 연초를 맞이해 왕궁 일이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기 때문에 프란시스는 새벽부터 끌려 나와 여기저기를 강제로 옮겨 다니며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란 상태가 되었다. 여태껏 잘 빠져나왔지만 정말 오늘만큼은 힘들겠다, 이렇게 공든 탑이 무너지고 크리켓 팀의 꿈도 무너지는 것인가 하...
※ ※ ※ 푸른 하늘이 쾌청한 어느 날, 평소에는 늘 사람과 물자가 오가느라 바빴던 수도 관문 중 하나가 텅 빈 채로 입구멍만 열려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 그 앞을 지나가던 수도사 하나가 이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지만 경비들은 대답해 주지 않고 그를 다른 곳으로 치워 버리듯 내쫓았다. 오늘은 중요한 사람이 이곳을 지나갈 예정이라 그 사람이 통과하기 ...
※ ※ ※ 원래 공동묘지였다는 그곳은 인파가 조금 빠지자 그제야 본래의 기능을 깨달았는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되어, 불이 조금 꺼지고 나서야 지붕 너머로 흐릿하게 보이는 묘지 구역이 눈에 들어왔다. 왕국 주민들은 서로에게 아쉬운 인사를 한 뒤 경비에게 들키지 않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비밀 샛길을 타고 조용히 사라졌다. 그들이 대충 빠지는 것을 본 예니치...
※ ※ ※ “잡았다, 구십 하고도 사흘째.” “귀신이네. 자기, 혹시 왕자 그만두고 첩자 해 볼 마음 없어?” 베레모를 눌러썼던 망토의 여자가 빙글 돌아서며 웃었다. 이윽고 그녀가 모자를 휙 벗어 던지니 모자 안에 꽉꽉 눌러 담았던 검은 머리채가 바람에 흩날렸다. “자꾸 왜 이상한 데로 도망가는 건데? 집 앞에 좀 있으라고!” “어디든 온다고 했잖아요, 왕...
※ ※ ※ 시간이 빠르게 흘러 몇 주가 더 넘어갔다. 무도대회 접수는 진작에 끝났지만 대회 본부는 대진표 준비부터 각종 제반 준비를 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더군다나 이번 대회는 그간 왕자의 호위기사 건으로 화제를 몰고 다녔던 예니치카의 마지막 도전이기 때문에 대회 개최 전부터 응원 열기가 몇 배에 달했다. 평소에는 무도대회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만...
※ ※ ※ 내가 어떤 모습이든 넌 나를 좋아하게 될 거야! 네가 아무리 그래도, 난 널 좋아하지 않을 거야. 어렸던 두 꼬마의 말 중 위는 성사되었지만 아래는 ‘이런 방식으로는 좋아하지 않을 거야’로 수정되었다. 놓아주고 영원한 자유를 선물하는 대신 프란시스는 그녀를 놓아준 뒤 왕자가 아닌 그냥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그녀 앞에 줄을 서기로 했다. 주도권이 ...
※ ※ ※ 같은 시각 예니치카의 집 거실에 앉은 중년의 사내는 앉은 소파에 몸을 푹 묻은 채로 맞은편에 앉은 자신의 딸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주 옛날, 뜻밖에 굴러들어온 왕실의 사돈 자리에 그는 글자 그대로 눈이 뒤집혔었고 누군가 그 기회를 가져가 버리기 전에 얼른 낚아챘다. 마침 왕국의 고위 귀족가에 프란시스의 짝이 될 정도의 아가씨가 제대로 없기도 했고...
※ ※ ※ 네 번째 무도대회가 화려하게 폐막한 때로부터 열흘이 지났다. 열흘 내내 서류업무와 도장 찍기, 새 서류 받기, 그리고 처리한 서류 넘겨주기라는 딱 네 가지의 행동만 쳇바퀴처럼 반복한 프란시스는 퀭한 눈으로 책상에 박았던 고개를 들었다. 세상에 이럴 수는 없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매일 이맘때면 화려하게 방문을 걷어차며 등장해야 하는 사람이 ...
※ 본 게시물은 모바일게임인 판타지 비주얼노벨 조사 어드벤처 <바이너리 프린세스1> 의 원작자가 제공하는 게임개발/아트워크 관련 컨텐츠입니다. 게임은 구글플레이에서 다운로드하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가 출력되지 않을 경우, 새로고침하면 해결됩니다.
모두 포기사과를 잡수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음부턴 생각해 볼게요.
※ ※ ※ “프란시스 오빠….” 유리벨라 공주가 프란시스의 서재에 빼꼼 고개를 내밀었더니 웬일로 오빠가 책상 앞이 아니라 소파에 길게 누워 다리를 꼬고 있었다. 아프기라도 한 걸까? 사람이 갑자기 안 하던 행동을 하니 이상하다 느껴져 유리벨라는 소파로 다가가 오빠의 얼굴을 쳐다봤다. 그랬더니 오늘의 오빠는 확실히 어딘가가 아픈 중증 환자였다. “깜짝이야. ...
왕국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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